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의 글로벌 IT 담당 부사장 겸 CIO인 폴 벨락이 350억 달러 규모의
CIO의 권한이 기업 문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리고 CIO가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 밖에서 영입된 몇 안 되는 C레벨 경영진 가운데 하나라면 어떨까? 게다가 IT에서 가치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사실상 단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면? 실제 이런 상황에 부닥쳐있었던 사람이 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의 글로벌 IT 부사장 겸 CIO인 폴 벨락이다. 그는 약 15개월 전 35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회사에 합류했다. 다음은 벨락과의 일문일답이다.
CIO닷컴 : 마그나 인터내셔널에서 추진 중인 변혁에 대해 말해달라.
폴 벨락 : 마그나는 기업 구조가 크게 분산된 제조 회사다. 전세계에 약 300개 공장을 운영하는 분산된 운영 모델이 비즈니스를 크게 성공시켰으며, 장기간 신속하게 신규 시장에 진입하고, 공격적으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그나의 규모는 350억 달러에 달라지만, 1억 달러 규모의 회사를 300여 개가 모여 있다고 봐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수백 개의 공장이 IT 리소스를 포함해, 모든 것을 독립적으로 운영했다. 공장 책임자는 이익을 내고, 특정 기준을 준수하기만 하면 운영에 관한 전권을 발휘했다.
그런데 큰 성공을 일궈낸 분산형 모델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IT 표준도, 전사적으로 이용하는 IT시스템도 없다는 결과였다. 마그나의 IT가 어떤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장마다 수많은 비즈니스 시스템과 IT인력을 운영하고 있었다. 중앙에는 디자인(기획과 설계) 권한이 없었다.
2년 전, 경영진은 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완벽하게 분산된 IT조직에 비용과 역량 측면에서 큰 단점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를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보안. 완벽하게 분산된 IT 환경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몹시 어렵다.
2. 비용. 현대적인 IT에는 규모가 아주 중요하다. 공통분모가 없으면,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운영이나 조달 측면의 규모를 구현할 수 없다.
3. 정보. 전사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에 마스터 데이터가 거의 없으며, 분석이 극히 제한적이다.
경영진은 이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중앙집중화를 경시하는 기업이 직면한 당면과제를 극복할 수 있는 종합적인 IT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전략을 개발하고 글로벌 IT 조직을 책임질 리더가 필요했다.
CIO닷컴 : 분산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보안, 규모, 마스터 데이터 문제를 해결해야 하나?
벨락 : 클라우드 ERP는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견인 요소다. 또 모든 비즈니스 데이터를 저장할 이상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주 중요한 제조 비즈니스 데이터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에 최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나는 두 가지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우리가 IT에서 제공하는 유용한 중요 서비스를 처리하는 유틸리티 플랫폼을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다. 내 일은 이런 기회를 파악하고, 중앙집중화의 근거를 제시하는 비즈니스 사례를 구축하고, 이 플랫폼이 분산된 마그나의 운영 모델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증명하는 것이다.
이메일이 완벽한 예가 될 수 있다. 마그나의 CIO가 됐을 때, 회사의 절반은 로터스 노츠(Lotus Notes), 나머지 절반은 3종의 익스체인지(Exchange) 버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메일은 모든 사람을 오피스 365로 업그레이드시켜 비용을 낮추고, 기능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전통적인 서비스다. 또 분산된 운영 모델을 방해하지 않는다.
SAP는 또 다른 예다. 현재 SAP의 템플릿을 40여 개 이상 사용하고 있다. 탬플릿을 1개로 줄일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금보다 줄일 수는 있다. 그러면 부대 비용과 시장 진출 속도 측면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이 유틸리티 플랫폼을 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사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부가가치 역량을 구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에 관한 예로 조달을 생각해보자. 마그나는 느슨하게 연결된 조달 기능이 있다. 전세계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이 조달을 책임지고 있다. 크게 분산된 구조라서 조달 관리자가 글로벌 조달 경제 시스템을 많이 이용할 수 없다.
이에 IT는 분산된 부서에서 트랜잭션을 수집, 데이터베이스에 넣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표준화, 조달 담당자에게 제공해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사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이에 관한 정보를 크게 반겼다. 회사가 사실상 처음으로 애널리틱스(분석)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CIO닷컴 :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나?
벨락 : 가장 먼저 각 부서의 ERP 시스템을 조사했다. 조달을 처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 부서의 기록들을 가져왔다. 데이터 웨어하우스가 없어 처음으로 구축했다.
조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1년을 투자했다. 그러나 중요한 성과를 일궈낼 수 있었다. 전사적으로 일관되게 조달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아키텍처와 애널리틱스에 첫걸음을 떼게 된 것이다. 걸음마에 불과하지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CIO닷컴 : 마그나처럼 중요한 변혁을 견인할 사람들에게 들려줄 조언이 있다면?
벨락 : 먼저 변화 관리에 관한 책을 5권 읽어야 한다.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서다. 나는 언스트앤영(Ernst & Young)과 IBM 등에서 컨설팅과 관련된 경력을 쌓았다. 변혁에 수반되는 변화 관리를 다루는 일이다. 기본적인 원칙 하나가 있다. 변화 관리에 대한 변혁 노력에 예산의 10% 이상을 투자하는 것이다.
둘째, 사람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보는 데 도움이 되는 간단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집이 불타더라도, 더 좋은 집을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변화를 추진하는 방법이다.
CIO닷컴 : 이런 노력을 주도할 때 개인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은 무엇인가?
벨락 : 나는 60세다. 경력의 3/4을 소매기업 CIO로, 1/4을 컨설팅기업 IT 전략 담당으로 보냈다. 나는 스스로가 중요한 시기에 이 중요한 일을 책임질 수 있는 임원이라고 생각한다. 폭넓고 깊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프로세스, 조직, 전략, 아키텍처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도 전문가는 아니다. 큰 그림, 그 그림이 필요한 이유, 이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이런 포괄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추진한다.
*Martha Heller는 CIO와 IT임원 전문 헤드헌팅 업체인 헬러서치어소시에이츠(Heller Search Associates)의 사장이며 CIO 패러독스의 저자다. dl-ciokorea@foundryc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