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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Elgan
Contributing Columnist

아이카에 대한 10가지 오해··· 애플의 지향점은?

최근 ‘팀 애플’로 불려 화제가 된 애플의 팀 쿡 CEO는 3월 초 투자자들에게 애플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갈 미래 제품에 ‘배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최근 연간 R&D 예산을 10억 달러 이상으로 크게 확대했다.

나는 애플이 배팅한 이니셔티브 중 하나에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이 포함되어 있다고 믿는다.

식견 있는 독자들, 업계의 유력 인사들, 언론계 사람들과 이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각자 타이탄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자신의 테슬라(Telsa)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카플레이 대시보드 시스템을 개선시키는 프로젝트일까? 이것도 아니면 중간 지점의 다른 무엇일까?

이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다. 애플이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것이 업계와 교통 부문, 인공지능 부문, 소비자 전자제품 시장에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파악하려면, 먼저 애플 타이탄 프로젝트와 관련된 많은 잘못된 정보와 오해부터 불식시켜야 한다.

1. 애플은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그램을 중단하려 시도하는 중이다
틀렸다. 애플은 지난달, 4월 16일까지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 직원 190명을 정리해고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엔지니어링 프로그램 매니저 38명, 하드웨어 엔지니어 33명, 제품 디자인 엔지니어 31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22명이 대상이다.

그러나 로이터가 입수한 법정 서류를 근거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타이탄 프로젝트에 파트타임과 풀타임 직원으로 각각 5,000명과 1,200명이 일하고 있다. 정리해고가 발표되었지만, 여전히 수천 명이 타이탄 프로젝트에 매달려 있다는 이야기이다.

2. 애플의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은 다른 회사에 뒤쳐져 있다
틀렸다. 일부 언론들은 애플이 웨이모(Waymo) 등 다른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뒤쳐져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캘리포니아 DMV의 공개 자료이다. 정확히 말해, 공공 도로 테스트 동안 ‘자율주행차 해제’에 대한 기록이다. 이는 운전자가 자율주행 상태를 해제하고 수동으로 운전한 횟수이다.

애플의 66 자율주행 렉서스 SUV는 자율주행 해제가 아주 많이 발생했다. 2018년에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한 거리가 7만 9.745마일인 데, 해제 횟수가 6만 5,910회에 달한다. 1.1마일(자율주행 거리)마다 한 번씩 해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구글의 웨이모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다. 웨이모는 평균적으로 1만 1,017마일마다 한 번씩 해제가 발생한다. 자율주행차 해제만 놓고 보면, 공공 도로 테스트를 실시한 28개 회사 중 끝에서 두 번째가 애플이다. 끝자리는 0.4마일마다 한 번씩 해제가 발생한 우버가 차지했다.

그렇지만 정말 필요해서 해제가 된 경우, 그냥 해제를 선택한 경우가 각각 몇 번씩인지 모른다.

애플은 DMV에 보낸 서한에서 보수적으로 자율주행차 해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 중요성(생명 및 법 위반) 여부를 분류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애플의 자율주행차 해제율이 다른 회사보다 훨씬 빠르게 개선될 수도 있으며, 보고된 해제율은 애플의 자율주행차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력을 가지지 못한다. 

3. 애플은 실리콘 밸리 외곽에 과거 군대에서 사용했던 비밀 테스트 트랙을 소유 및 운영하고 있다
틀렸다. 많은 언론이 애플이 타이탄 자율주행 자동차를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에서 해군이 사용하다 폐쇄한 테스트 시설을 빌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팩트’는 다르다. 가디안지는 2015년 애플 엔지니어들이 실리콘 밸리 인근에 위치한 2,100 에이커 규모의 과거 해군 시설인 고멘텀 스테이션을 견학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고멘텀 스테이션은 해군이 개념 증명 및 테스트 시설로 유료로 자율주행 자동차 업계에 빌려주고 있는 시설이다. 오래된 도로가 약 20마일 있는 시설이다. 또 고속 주행을 테스트할 수 있는 도로도 있다.

이곳을 테스트 장소로 활용한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들이 아주 많다. 애플 또한 여기에서 테스트를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애플이 단독으로 이 시설을 소유 및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 분명할 뿐이다.

4. 애플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승용차다
틀렸다. 많은 사람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해 테슬라, 렉서스, 도요타 등의 차량을 떠올린다. 그러나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현재의 자동차와는 여러모로 다를 가능성이 높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양쪽에 빵 두 조각이 있고, 가운데에 고기가 있는 샌드위치에 비교해 생각해보자. 아래쪽 빵은 ‘이동성’과 관련이 있는 부분, 즉 차체와 큰 배터리, 바퀴를 구동하는 전기 모터이다. 위쪽 빵은 ‘자율주행’ 부분, 즉 차량을 안전하게 자율주행시키는 센서(카메라, 광선 레이더 등), 연결성 기술(네트워크), AI이다.

중간에 고기가 있다. 이 고기에 해당되는 부분은 무엇일까?

완전히 자동화된, 그리고 아주 안전한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내부는 자동차보다 게임 룸, 사무실, 심지어 호텔 룸에 더 가까울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할 수 있는 장소이다.

독일의 잡지 미디어인 ‘Manager Magazin’은 여러 출처를 인용, 애플의 자율주행차는 승용차가 아닌 승합차(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애플 엔지니어들은 차량의 인테리어(내부)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 중 미래의 자율주행차에 가장 가까운 형태는 승합차이다. 애플은 또한 테스트 목적에서 폭스바겐 승합차를 타이탄 자율주행차로 개조, 실리콘 밸리 애플 본사 직원들의 출퇴근 및 이동에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PAIL(Palo Alto to Infinite Loop)라는 이름이 붙여진 프로그램이다.

5. 애플은 실리콘 밸리에서만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틀렸다. 비밀 유지에 철저한 애플은 애플 파크 본사에서 몇 마일 떨어진 산타클라라와 서니베일에 타이탄 프로젝트와 관련된 비밀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이 2014년 서니베일의 건물들을 임대, 실험실과 작업장을 만들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또 여기에 첨단 기술 보안 및 경비 장치를 설치한 것도 확인되었다.

그러나 애플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는 베를린 중심부의 건물에도 한 층의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일부 탐사 보도 전문 기자들의 집중 취재가 아니었다면 알려지지 않았을 사무실이다.

애플이 전세계의 다양한 도시에 이런 타이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단지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다.

6. 애플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소프트웨어만 개발할 계획이다
틀렸다. 쿡은 2년 전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자율주행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샌드위치에 비유했을 때 위쪽 빵을 의미한다.

그러나 애플은 6개월 전 더그 필드를 애플 ‘스페셜 프로젝트’의 VP(부사장)로 다시 채용했다. 필드는 타이탄 프로젝트 책임자로 딱 맞는 인물이다. MIT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했다. 세그웨이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5년 동안 테슬라에서 일했다. 애플 경영진이 신뢰하는 인물이다. 맥 사업 부문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VP로 5년 동안 일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필드를 다시 채용한 것이 애플의 의도를 드러내 준다. 다시 말해, 애플 타이탄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AI 과학자가 아닌 기계 공학자, 즉 하드웨어 엔지니어이다. 

여기에 더해, 애플의 자동차 관련 특허 대부분은 물리적인 차량 디자인(설계)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도 차량용 차세대 조명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전구나 LED를 사용하지 않는 차량 내부용 광섬유 인테리어 조명 시스템에 대한 특허이다. 또한 선루프 디자인, 차량 시트 시스템, 증강현실 윈드실드(유리창), 차량 내 동작 제어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2건의 특허는 상황 인식을 강화하기 위한 무선 시스템, 안전을 위한 차량-차량 통신 시스템이다.

또 다른 특허도 있는 데, 차량용 페이스 ID에 대한 특허이다. 애플이 물리적인 차량 하드웨어를 고안할 계획이 없다면 이런 특허들을 공격적으로 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

7. 애플은 아마 직접 자동차를 제조할 것이다
틀렸다. 애플이 디트로이트 방식, 또는 테슬라 방식으로 공장에서 자신의 차량을 직접 제조할 확률은 낮다.

어쩌면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위탁 생산업체인 마그나 스타이어가 애플 자동차를 만들게 될 것이다. 테스트 결과, 가장 안전한 차량 중 하나로 높은 평가를 받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형 슈퍼 SUV G-바겐을 만들고 있는 회사이다.

몇년 전 블룸버그는 10여 명의 마그나 스타이어 엔지니어들이 서니베일 소재 애플의 비밀 타이탄 시설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애플이 아이폰 방식으로 차량을 생산한다면, 위탁 생산업체가 캘리포니아에서 애플이 디자인한 차량을 제조 또는 생산하게 될 것이다.

8. 애플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 없다
틀렸다. 앞서 언급한 블룸버그의 쿡 인터뷰에 따르면, 애플은 자율주행 AI를 ‘모든 AI 프로젝트의 어머니’로 간주하고 있으며,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쿡은 또 애플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는 ‘자율주행 차량’, ‘전기 자동차’, ‘차량 공유 서비스’라는 3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애플은 1) 자율주행 차량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스템, 2) 애플 자동차, 3)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애플은 특정 플랫폼의 모든 구성 요소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좋아하는 회사이다. 아이폰의 경우, 하드웨어, OS, 핵심 앱,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등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타사 앱과 액세서리 매출과 관련된 수익 창출도 상당하다. 여기에 더해, 소매 상점을 소유 및 운영하고 있다.

애플은 자신의 자동차를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애플 지도를 갖게 될 것이다. 사용자의 신용카드 데이터는 이미 갖고 있다.

애플의 우버형 차량 공유 서비스는 애플 스토어의 ‘차세대 대체재’가 될 수도 있다. 승객이 애플 기술과 콘텐츠,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애플이 만든 공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9. 애플은 자동차를 ‘교통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
틀렸다. 애플의 제프 윌리엄스 SVP는 코드 컨퍼런스에서 “자동차는 최고의 모바일 디바이스”라고 강조했다.

애플이 취득한 특허는 애플이 셀프 주행 자동차의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앞서 언급한 차량용 페이스 ID는 차량이 개인 사용자를 인식 및 인증해 자동차 문을 열고, 음악 등 콘텐츠를 맞춤화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차량을 무선 애플 페이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할 때, 유료 도로 결제 시스템인 이지패스처럼 차량 자체가 결제 도구가 되는 기술이다.

애플은 아마 자율주행 자동차를 스마트폰을 대체할 스마트 안경,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 스마트 오피스 등 여러 수 많은 ‘모바일 디바이스’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을 수 있다. 

10. 자동차는 좁은 의미의 애플 제품 범위 밖의 제품이다
틀렸다. 애플은 콘텐츠 소비 및 생산에 유용하고 적합하도록 제품을 최적화시킨다. 아이팟, 아이폰, 애플 TV, 기타 애플 제품들은 모두 콘텐츠 소비 경험이 ‘고정’되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최소한 애플의 관점에서는 그렇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깨어 있는 시간의 약 1/3을 자율주행 자동차 내부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직접 운전을 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무엇을 할까?

아마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동하는 콘텐츠 소비 장소, 환경이 될 것이다. 이는 애플의 ‘주력 분야’이다. 애플은 콘텐츠 소비(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최적화된 최고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이다. 향후 몇 년 간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과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여기에 실패하면, 콘텐츠 소비 경험과 환경을 다른 회사에 넘겨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애플의 자율주행 자동차 ‘지향점’이다.

* Mike Elgan은 기술 및 기술 문화에 대해 저술하는 전문 기고가다. dl-ciokorea@foundryco.com

Mike Elgan

Mike Elgan is a technology journalist, author, and podcaster who explores the intersection of advanced technologies and culture through his Computerworld column, Machine Society newsletter, Superintelligent podcast, and books.

He was the host of Tech News Today for the TWiT network and was chief editor for the technology publication Windows Magazine. His columns appeared in Cult of Android, Cult of Mac, Fast Company, Forbes, Datamation, eWeek and Baseline. His Future of Work newsletter for Computerworld won a 2023 AZBEE award.

Mike is a self-described digital nomad and is always traveling because he can. His book Gastronomad is a how-to book about living nomadic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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