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

tkaneshige
Senior Writer

디지털 마케팅, B2B 세일즈맨 퇴출 부를까?

기획
2015.04.144분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은 B2B 세일즈맨을 상대하기보다는 웹에서 제품을 찾아보고 선택해 구매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터들은 구매담당자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윌리는 세일즈맨이었어. 세일즈맨의 삶은 누구보다 굴곡이 없지. 땀 흘리며 나사를 조이지도 않고, 법조문을 읽거나 처방전을 쓰지도 않아. 광낸 구두를 신고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게 그들의 역할이야. 세일즈맨이 미소를 짓지 않는 날이 온다면, 뭔가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다는 뜻 일거야.”

-아서 밀러,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중

미래의 역사 학자들이 오늘날을 정의한다면, B2B 세일즈맨의 몰락이라는 사건을 적지 않은 비중으로 다룰 것이다. 데이터를 사랑하는 현대 구매결정권자들은 오늘날의 우리 시장을 있게 한 회색 정장차림의 친근한 세일즈맨들보다 웹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정보에 더욱 많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마케터라는 새로운 직군을 탄생시켰다. 그들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고객 관계 관리(CRM)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장에 새로운 판매의 방식을 제안했다.

포레스터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게이잘라는 한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오늘날 대부분의 B2B 구매결정권자들은 세일즈맨이 아닌 웹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우리는 내년까지 약 100만 명의 세일즈맨이 정리해고 또는 직무 변화를 겪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상당한 수치고, 또 꽤 현실성 있는 분석이다. 오라클, 엘로코아, 세일즈포스 등에서 세일즈 책임자로 명성을 쌓아온 소셜 영업 전문가인 질 롤리는 “우리는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속에서 소비자들은 ‘리뷰 공유’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자신들만의 결속을 다져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힘이 강력해진 것이다. 그들은 세일즈맨의 ‘타깃’이 된다거나 그들에게 ‘낚이는’ 사냥감이 되길 절대 원치 않는다. 이러한 현대 구매자들을 제대로 설득하기 위해선, 세일즈 역시 새로운 마음가짐과 기술, 도구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
디지털 마케팅 인기기사
-> 디지털 미디어·소셜 전략,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
-> 코카콜라에서 배우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 “핵심은 창의력이다”
-> 새로운 소셜 앱, 디지털 마케팅 가치가 있을까?
-> 암웨이 마케터에게 듣는 ‘디지털 전략’
-> ‘효율적 온라인 마케팅은 이렇게’ 중소기업을 위한 8가지 팁
-> “’불가원 필가근!’ IT와 마케팅, 커피 파트너여야 하는 이유
-> 기발·참신·효과 ‘굿’··· 소셜 미디어 마케팅 성공사례 14선
—————————————————————


나에 대해 알아봐요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자신을 이해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한다.

일회적인 계약이 아닌, 좀더 오래 지속되는 관계를 원하는 것이다. 마케터들 역시 이러한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단순히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과 쌍방의 소통을 가능케 할 마케팅 테크놀로지와 콘텐츠 제작 테크닉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은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한 약간의 시각이나마 더 확보하고자 데이터의 더미를 뒤지고 있으며, 가장 적절한 고객층에 가장 적절한 메시지와 서비스를 전달할 최적의 시점과 최적의 기기를 고민하고 있다.

CRM 활동에 관한 마케터의 영향력이 확대돼 가는 경향은 바꿔 말하면 세일즈맨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 진단할 수 있다. 세일즈와 마케팅 사이의 긴장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오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는 힘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것이다.

B2B 세일즈 채용전문 회사인 피크 세일즈 리크루팅(Peak Sales Recruiting)의 CEO 엘리엇 버데트는 “마케팅의 초점이 전에 없이 세일즈에 맞춰지고 있다. 동시에 세일즈 사업부 역시 좀더 마케팅 지향적이고, 장기적 CRM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세일즈맨들 역시 과학적인 방법론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입지를 지켜나가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버데트의 설명이다. 버데트는 “소셜 네트워크에 관해 말하자면, 세일즈맨들은 어느새 링크드인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마케터들이 이용하는 고객 데이터나 테크놀로지도 더 이상 마케터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차이점이라면 그 목표가 마케팅 자동화가 아닌 판매 프로세스에 대한 미래지향적이고 심도 있는 시각 확보에 있는 정도뿐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과 관련해 주목해 볼만한 사례로, 기업용 예측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인 C9은 새로운 소셜 세일즈 컴포넌트를 개발해 기존의 자사 분석 엔진에 도입했다. C9의 CEO 마이클 하워드는 “세일즈 담당자들이 우리의 솔루션을 이용해 타깃 소비자들과의 더 나은 소통 전략을 고민하는 모습은 매우 흥미로웠다”라고 전했다.

하워드와 버데트는 ‘B2B 세일즈맨의 몰락’이라는 표현은 매우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워드는 기업 세일즈의 상당 부분(30~40%)은 세일즈맨 개인과 고객 기업 간에 수 년 간 이어져온, 마케팅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훨씬 더 복잡한 대기업 거래의 경우 단순한 온라인 관계만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따라서 세일즈 전문가의 역할이 반드시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

버데트는 “많은 기업들에서 디지털 관계의 시발점은 물론 마케팅이겠지만, 거래 가치와 복잡도가 높은 경우들에서는 기회 개발 및 형성 과정에 영업부서의 역할을 절대 간과할 수 없다. 또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제 B2B 거래의 경우에도, 여전히 단순한 온라인 정보보다는 영업 그룹의 거래 견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