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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aneshige
Senior Writer

모바일 죄책감 느낀다 58%··· ‘차단’을 고민해야 할 시점?

기획
2015.04.234분

업무시간 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사적인 일을 처리할 때면 죄책감이 느껴지는가? 또는 가정에서 일할 때 가족에게 미안한 느낌이 드는가?

제임스 고든(James Gordon)은 친구 몇몇과 산길 100마일을 걷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예전의 방식을 선택했다. 나침반과 각자의 기지에 의존해 생존할 계획이다. 만약 다리가 부러지거나 야생동물에게 습격 받는 사고가 발생하면 부상 당한 사람을 데리고 나오거나 한 사람이 도움을 청하러 나와야 한다. 위성 전화를 챙겨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든은 니드햄 뱅크(Needham Bank)의 CIO다. 안전한 것을 선택하는 은행 업계의 위험 회피적인 자세를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선택이다. 하지만 고든은 모바일 기술이 여러 경험을 망치고 있으며, 자신은 더 이상 방해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고든은 어쨌든 모바일로 여행 중 압박을 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만약 모바일 기기를 가져간다면 “또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때문에 생긴 죄책감 콤플렉스
개인적인 시간 중 업무를 처리하거나, 업무 시간 중 개인적인 일을 처리할 때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비단 고든 뿐만이 아니다. 업무를 위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3,500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바일아이언 해리스 폴(MobileIron-Harris Poll) 설문조사에서, 대다수는 “셰도우 태스킹(Shadow Tasking)”을 보고했다. 그리고 근로자 중 58%나 되는 사람들이 업무와 개인 생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죄책감의 핵심은 훔친다는 관념이다. 집에서 또는 휴가 중에 업무를 처리하면 가족과 친구의 시간을 훔친다는 느낌이 든다. 업무 시간 중 개인적인 일을 수행하면 자신이 충분히 열심히 일하지 않고 있기 대문에 고용주로부터 훔친다는 느낌이 든다.

모빌리티(Mobility)가 지속적으로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죄책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포레스터에 따르면 2019년까지 전 세계 75억 인구 중 35억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전망이다. 또 모바일아이언 해리스 폴 설문조사 결과 모바일 세대 중 42%가 웨어러블 기기를 소유하거나 있거나 구매할 계획이며 대부분 웨어러블 기기를 업무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든은 “사람들이 손목에서 진동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죄책감과 근로자의 스트레스도 증가할 것이다. 고든의 업무-삶 혼합에 대한 경고는 아리나 허핑턴에게도 해당된다. 그녀는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MNS(Marketo’s Marketing Nation Summit)에서 자신이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에서 근무하다가 과로로 쓰러진 이야기를 해 주었다. 허핑턴은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극도의 피로가 성공이라는 공통적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정말로 쉴 때다
현재 허핑턴 포스트의 직원들은 수면실에서 낮잠을 잘 수 있으며 퇴근 후 또는 휴가 중에는 이메일을 답장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이를테면 휴가 중인 직원에 이메일을 보낸 사람에게는 이메일이 삭제됐으며 나중에 다시 보내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휴가에서 돌아온 직원들이 쌓여 있는 이메일과 씨름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대신 중요한 사안인 경우 직원들은 허핑턴 포스트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된다. 고든은 “마음 편히 휴가를 떠날 수 없다면 진정한 휴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자신이 자초하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모바일아이언 해리스 폴 연구에 따르면 젊은 전문가 5명 중 3 명은 차라리 죄책감을 선택했다. 이들은 고용주가 원격 재택 근무를 허용하지 않거나 직장에서 개인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할 때 퇴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죄책감의 대가는 결코 작지 않다. 고든은 도로 위를 달리면서 모바일 기기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운전자 등 이런 현상을 매일 목격한다며, 혼합된 업무 생활 문화로 인해 사람들이 업무와 개인 생활 모두 방해를 받아 둘 다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든은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하면서 배우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해보자. 어떻겠는가?”라고 말했다.

CIO가 도울 수 있는 방법
고든은 직원들이 업무 생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CIO의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실 이는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 모바일 생산성의 한계를 넓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업무 생활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주요 활동 주체가 바로 CIO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리적 측면에서 혼합된 업무 생활 문화는 업무량을 늘려 품질은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CIO는 감안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예를 들어 CIO는 허핑턴 포스트에서 도입한 솔루션 등의 이메일 기능을 도입하거나 모바일 기기에 진정한 “방해 금지” 상태를 추가할 수 있다.

죄책감과 스트레스를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고든이 말했다. 그리고 이런 불균형 때문에 사람들은 고든이 계획했던 배낭 여행처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갈구하게 된다.

그는 현재 업무와 개인적인 일들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어 눈 앞의 일에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여기에서 눈 앞의 일이란 산 속을 거니는 것이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