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가 성과 높은 팀을 구성하고 유지하려면 훌륭한 관리자가 퇴사하는 이유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충분한 보상이 없는 것 외에도 리더십, 문화, 성장 가능성을 이유로 유능한 직원이 회사를 떠나곤 한다.
시대가 변해도 직장 내 늘 떠도는 말이 있다. 직원은 회사를 떠나는 것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라는 표현이다. 일리 있는 말이기만 정말로 그럴까? 직원이 어떤 상황을 마주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유능한 관리자일 가능성이 높다. 유능한 관리자는 형편 없는 상사 밑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관리자는 추진력이 강하기 때문에(그래서 더 가치 있는 직원이기도 하다) 더 나은 직장을 구할려고 한다.
정보관리학회(SIM) 리더십 연구소의 이사인 에릭 블룸은 “자신 위에 있는 경영진의 능력이 부족하면 훌륭한 관리자는 이직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물론 자기 상사가 슈퍼스타여도 실력 있는 관리자는 무수히 많은 다른 이유로 퇴사한다. 연봉이 충분히 만족스럽다면, 나쁜 상사가 있어도 계속 회사에 남아있을 수도 있다.
CIO에게 인재 채용 및 유지는 매년 최우선 과제다. 그런 면에서 훌륭한 관리자가 떠나는 이유와 그들이 머물게 만드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좋은 관리자가 떠나는 이유는 알아내기 쉬운 작업이 아니다. 수많은 요인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고의 인재를 팀에 유지하고 싶다면 우리 직원의 퇴사 이유를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IT 전문 헤드헌팅 기업 인포테크(Info-Tech)의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코즐로는 “퇴사 이유를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조직과 맺은 긍정적, 부정적 모든 상호 작용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상호 작용이 조직 생활의 ‘핵심 순간’이라 볼 수 있다. 여러 핵심 순간 중 특정 지점에서 직원은 두 손을 들며 ‘내가 그냥 나가야겠다’고 말하며 떠난다”라고 “따라서 승진 같이 큰 보상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CIO와 경영진은 관리자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는지,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 그들의 말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라며 “이런 문제가 문제가 계속 쌓이면 관리자는 결국 그만둔다”라고 설명했다.
훌륭한 관리자가 그만두는 이유
사람들이 직업을 그만두는 이유는 다양하다. 회사 내부 문제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그만두기도 한다. 가령 더 나은 상사, 더 많은 돈, 더 좋은 직책, 더 짧은 출퇴근 시간, 더 좋은 동료를 찾으러 회사를 그만두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적은 곳을 찾기 위해, 새로운 경력을 만들기 위해, 가족 및 개인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다른 회사를 찾으러 떠난다.
뛰어난 관리자도 비슷한 이유로 퇴사한다. 다만 업계 전문가는 훌륭한 관리자가 퇴사하는 이유는 좀 더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연봉’이 핵심 이직 사유다.
코즐로는 “보상이 핵심 요인이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발생하고 금리는 오르니 대출금을 갚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라며 “안정적인 직업이어도 급여가 낮다면 직원은 회사를 떠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훌륭한 IT 관리자는 ‘연봉’만 고려해 퇴사 여부를 정하지 않는다. 많은 훌륭한 관리자가 ‘더 나은 경력을 쌓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 여기에 많은 업계 전문가가 ‘돈과 승진 기회’ 외에 ‘업무 환경’도 중요한 이직 사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컨설턴트인 그렉 바렛은 “상사 때문에 이직하는 관리자가 정말 많다”라며 “오히려 연봉보다 상사 때문에 훌륭한 인재가 회사를 나가는 것을 많이 봤다”라고 지적했다.
코즐로에 따르면, 지나치게 작은 부분까지 모두 통제하려는 일명 ‘마이크로 매니징’을 추구하고 상사 때문에 많은 관리자가 회사를 떠나는 결심을 한다. 해당 유형의 상사는 관리자가 스스로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율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직무 개발 컨설팅 전문 기업 베 회사인 베브케이앤코(BevKaye&Co)의 설립자이자 CEO인 베브 케이는 “형편없는 상사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전문가를 많이 보았다”라며 “그들은 ‘상사가 멍청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고 말하고 떠났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는 주로 오만하고, 거만하고, 무례한 상사가 ‘상식 밖의 행동’을 인다고 말했다. 그런 부류의 상사는 부하 직원의 성공과 발전을 돕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그런 영역을 알기 위한 개인적인 교류에도 투자하지 않는다.
케이는 “많은 관리자가 ‘상사는 나를 잘 모르고 내가 좋아하는 일과 업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라고 말하고 떠난다”라고 말한다. 가령 어떤 직원은 출장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데, 상사가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며 원하지도 않은 출장 기회를 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관리자가 위와 비슷한 불만을 직접 토로하지 않더라도 경영진이 직원의 성공과 발전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내부 문화가 안 좋아지고 그로 인해 유능한 직원의 퇴사를 유도할 수 있다.
직원의 성장에 무관심한 문화 외에도 문제가 되는 문화가 또 있다. 리서십 자문 기업인 러셀 레이놀즈 어소시에이츠(Russell Reynolds Associates)의 CIO 코칭 전문가 에릭 시구르드슨은 “어떤 직원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보다는 평범한 집단 내 일원으로 여겨지는 것을 더 힘들어한다”라며 “이러한 관리자는 다른 동료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훨씬 더 열심히 일하지만 그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하곤 한다”라고 설명했다.
회사 자체가 정체되거나 축소된다고 느껴질 때 뛰어난 관리자는 이직을 고려한다. 정보관리학회(SIM)의 컨퍼런스 운영자이자 글로벌 기업 임원인 배럿은 “관리자들은 회사 문화에 환멸을 느끼거나 업무에 재미가 없어졌을 때 회사를 떠난다”라고 밝혔다.
한편 오픈소스 비영리 단체인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의 교육 및 인증 담당 수석 부사장인 클라이드 시퍼사드는 새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IT 업계 내 유능한 관리자 상당수가 내부의 인력 부족 현상으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시퍼사드는 “그런 기업에선 보통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유능한 관리자만 허둥지둥 쫓기며 일을 한다. 인력이 없어 제때 원하는 만큼의 결과물을 내지 못할 경우 많은 유능한 관리자가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또한 시퍼사드는 관리자가 실험 및 혁신 기회가 없을 때 회사를 떠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적어도 파일럿 형태로라도 테스트를 못하는 상황이라면 관리자는 마치 작은 상자 안에 갇힌 느낌을 받을 것이다”라며 “새로운 기술 실험은 관리자가 경력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하다. 다른 말로 새로운 기술 실험을 못 한다면 관리자는 진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지고 고립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자연스레 그들은 퇴사를 고려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관리자는 회사와 개인의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퇴사한다. 특히 IT 분야는 인력난이 심하고 연중무휴 서비스가 운영돼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소위 ‘워라벨’을 맞추기 위해 회사를 떠나는 이가 많다.
코즐로는 “많은 IT 관리자가 너무 긴 시간을 일한다. 거기다 업무 량이 많은데 인력까지 부족하면 여유는 더 없어진다”라며 “그래서 보다 합리적인 근무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검토한다”라고 말했다.
CIO의 인력 유지 방법
최고 수준의 인재가 영원히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믿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는 CIO가 실력 있는 관리자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많으며 실제로 그런 일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시작은 직원 유지와 필요한 작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라고 시퍼사드는 말했다.
코즐러는 “IT 부서와 조직 전체가 무엇을 제공하는지 정직하게 평가해야 한다”라며 “이런 평가는 경영진에게 현실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조언했다.
코즐러에 따르면, 재택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 유연한 근무제, 초과 근무 제한 제도 같은 것은 혜택이 아니라 당연한 제도로 받아들여야 아니다. 인포테크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료 간식, 탁구대, 연말 파티는 같은 것은 직원에게 문화가 아니라 사무실 근무 혜택의 연장선으로 여겨졌다.
코즐로는 “최고의 인재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내부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기보다는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덮어버리려고 한다”라며 하지만 CIO의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많다”라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훌륭한 직원의 퇴사를 막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그럼에도 IT 경영진은 관리자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기업 문화에 관심을 더 기울이고, 관련 혜택이 실제로 관리자(및 전체 직원)가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조직관리와 관련된 여러 책을 집필한 케이는 CIO가 관리자가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면밀히 검토해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령 CIO는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무엇을 그대로 유지해야 할까?’, ‘현재 업무에서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한다.
케이는 “이런 질문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직원이 원하는 바를 어렴풋이 추측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와 같은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있다면 다음 단계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가령 관리자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멘토링을 지원할 수 있다. 또는 다른 여러 사업 부서를 두루 거치게 도와줄 수 있다. 타 부서 순환 근무는 현재 속한 IT 부서 내 더 이상 높은 직급으로 승진할 기회가 없을 때 유용하다. 여기에 현실적인 마감 기한을 제시해 업무가 관리 범위 안에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 주면 좋다.
회사 문제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자신만의 정해진 일정으로 혹은 개인적인 열정으로 이직하려는 관리자가 있다면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보험사 처브 인슈어런스(Chubb Insurance)의 전 글로벌 CIO였던 짐 나이트는 “그런 부류의 직원은 이직은 손해만큼 기회를 안겨준다”라고 말했다.
CIO는 뛰어난 직원을 승진시켜 좋은 직장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또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관리자를 따로 채용할 수 있다.
회사를 떠났던 유능한 관리자가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피닉스 대학교의 CIO인 제이미 스미스도 비슷한 직원을 목격했다. 스미스는 “다른 곳의 삶이 어떤지 알고 싶다고 떠난 엔지니어가 스타트업에 갔다가 우리 기관으로 다시 돌아온 적 있다”라며 “이렇게 유능한 직원이 다시 돌아오면 기존 우리 문화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새로운 역량으로 무장한 채 돌아온 것이기 때문에 경영진 입장에서는 좋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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