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년 전만 해도 3D 프린팅은 엔지니어의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3D 프린팅이 없으면 포드는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다. 이 새로운 기술로 포드는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생산설비를 가져올 수 있게 됐다.
현재 포드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이 작동하지 않으면 사실상 자동차 개발이 중단된다.
20년 전, 자동차 산업에서 적층 가공은 소수 엔지니어가 시험 삼아 다루던 ‘틈새’ 기술이었다. 그러다 10년 전 R&D 프로세스에 통합이 됐고, 지금은 개발 프로세스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
포드 제조부문의 고속 제조 기술 담당 기술 전문가인 해럴드 시어스는 “자동차 생산에서 3D 프린팅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로부터 지붕까지 사실상 모든 프로토타입 제작에 3D 프린팅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3D 프린팅이 포드에 가져온 디지털 변혁은 어느 정도일까? 10여 년 전, 포드가 3D 프린팅을 이용해 제작한 자동차 프로토타입은 약 4,000종이었다. 지금은 5곳의 3D 프로토타이핑 센터에서 매년 10만 종 이상의 부품 프로토타입을 생산한다. 미래에는 프로토타입이 아닌 실제 자동차 부품 생산에도 적층 가공(3D 프린팅)을 사용할 전망이다.
더 많은 기업이 3D 프린팅 수용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2016년 100대 제조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속 프로토타입 제작, 생산용(실제) 부품, 맞춤형 부품에 3D 프린팅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70%였다.
52%의 제조사는 3~5년 이내에 대량 생산 분야에서 2년 전보다 더 많이 3D 프린팅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2년 전 이같이 예상한 제조사는 38%에 그쳤다. 또 67%는 5년 이내에 소량 전용 제품 생산에 3D 프린팅이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IDC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세계 3D 프린팅 투자 규모가 110억 달러였으며, 2019년에는 27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IDTechEx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3D 프린팅 금속 시장만 하더라도 2028년까지 12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프린터 기술 중 가장 지배적인 기술은 DMLS(Direct Metal Laser Sintering)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체 설치 기반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3가지 주요 기술은 EBM(Electron Beam Melting),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BJ(Binder Jetting)이다.
포드는 더 유용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프로토타입을 넘어서는 틈새 애플리케이션(응용 분야)을 구현하기 위해 3D 프린팅에 금속 소재 사용을 늘렸다.
우주항공과 자동차 산업 등을 중심으로 적층 가공 기법이 생산 공정 일부로 정착됐다. 개발을 간소화할 수 있고, 부품 품질을 개선할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토타입을 이용한 시간 절약
포드 적층 가공 연구 부문의 기술 리더인 엘렌 리는 “부품 프로토타입 제작을 예로 들면, 3D 프린팅을 이용했을 때 아주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도구를 만든 후 프로토타입 부품을 제작하는 방식에 걸리는 시간의 1/10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을 이용, 기존 방식으로는 몇 주가 소요되는 프로토타입 부품을 며칠 만에 제작할 수 있다. 시어스는 “몇 달을 몇 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 엔지니어들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부품 개발 시간을 개선하기 위해 적용한 방법의 하나는 한 번에 각각 고유한 특징이 있는 여러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것이다.
과거 엔지니어들은 CNC 라싱 기계를 이용해 한 번에 한 개의 부품만 제작할 수 있었다. 또 프로토타입 부품 제작을 다른 회사에 위탁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시어스는 “과거에는 부품을 디자인하고, 도구를 제작한 후 부품을 만들어 테스트했다.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도구를 수정해 또 다른 부품을 만들어 테스트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많은 엔지니어가 동시에 5~7개 부품을 제작해 넘겨준다. 모든 것을 한 번에 제작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동시에 여러 프로토타입 부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 테스트도 가능하다. 각각을 평가하기 위해 몇 주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다른 기법, 다른 결과
시어스는 5개 장소 각각에 보유한 3D 프린터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FDM(Fused Deposition Modeling)과 액체 중합체 기반 SLA(Stereolithography)부터 DLMS, BJ, 샌드-몰드 프린팅까지 모든 적층 가공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또 최초 프로토타입을 생산하기 위한 데스크톱 3D 프린터가 있는 엔지니어가 많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모래층으로 용해한 소재를 주입해 부품을 만들 수 있는 ‘폼(몰드)’을 만드는 BJ 3D 프린팅이 특히 유용하다.
소형 화물 콘테이너 크기인 BJ 3D 프린터로 최대 300개의 모래 기반 몰드를 제작할 수 있다. 이 몰드를 이용해 금속 프로토타입 부품을 만든다. 과거 10주가 걸렸던 공정을 이제 40시간에 끝낼 수 있다.
디어본 소재 FRIC(Ford Research and Innovation Center)는 거의 모든 3D 프린팅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다.
IDTechEx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몇몇 회사들은 3D 프린팅 기술 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프린터 기술들을 개발해 공개했다. 프린터 가격을 낮추고, 구현 속도를 앞당기고, 더 저렴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다.
포드에서 제작하는 엔진부 흡기관과 오일팬 같은 일부 프로토타입 부품들은 특수 나일론 소재를 사용한다. 수만 마일을 주행할 테스트 차량에서 전통적인 부품 대신 이들 나일론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후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생산 부품을 수정한다.
재료(소재) 과학은 포드 3D 프린팅 노력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포드는 꾸준히 더 튼튼하면서 가벼운 차량용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찾고 있다.
포드 3D 프린팅 부문에서 신소재, 프로세스,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도입을 책임지고 있는 리에 따르면, 3D 프린팅에 사용하는 일부 복합 소재는 금속과 유사한 강도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FRIC는 신생벤처인 마크 포지드(Mark Forged)의 3D 프린터로 탄소 섬유 필라멘트와 나일론 6를 결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소재를 평가 및 조사한 후 제조 부문으로 전달한다. 그러면 엔지니어들이 생산 공정에 포함할 방법을 결정한다.
리는 “최종 제품에 소재를 적용할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량 생산부터 시작해 대량 생산으로 발전시키기 원한다. 우리는 차량 수명 동안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추기 원한다”고 말했다.
3D 프린팅을 이용, 부품의 중량을 크게 줄이면서 강도나 유연성, 충격 내성 등 다른 속성은 그대로 유지하는 복합 기하 구조를 구현할 수도 있다.
포드는 중량이 더 가벼운 벌집이나 격자 구조를 채택한 프로토타입 부품을 만들기 위해, 카본(Carbon)의 SLA 3D 프린터를 테스트하고 있다.
리는 “생산 현장의 담당자들과 대화한 결과, 기존 부품 중량의 절반에 불과한 중량을 제공하는 구조와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스트라타시스 인피니트 빌드 3D 데몬스트레이터(Stratasys’ Infinite Build 3d Demonstrator) 테스트
포드가 테스트하고 있는 3D 프린터 1종은 트랜스포머 로봇에서 떨어져 나온 팔 모양을 하고 있다. 소형 자동차 크기인 스트타시스 인피니티 빌드 3D 데몬스트레이터가 여기에 해당된다. FDM(Fused Deposition Modeling)보다 빨리 대형 도구나 생산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이다. 인피니티 빌드 3D 데몬스트레이터가 생산할 수 있는 부품의 크기에는 제약이 없다. 생산 현장의 크기가 문제가 될 뿐이다. 수직이 아닌 수평 인쇄를 하기 때문이다.
포드는 단일체 계기판과 중앙 콘솔 프로토타입 제작에 3D 데몬스트레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 차체 프로토타입도 생산할 수 있다.
시어스와 리 모두 가까운 장래에 생산 현장에서 수백 만의 생산 부품을 생산하는 데 3D 프린팅을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과 생산 공정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리라 예측했다.
3D 프린팅 활용에 대한 조언
시어스는 3D 프린팅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들에게 조언 하나를 남겼다. 3D 기술을 기존 프로세스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시어스는 “적층 가공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부품에 대해 재고를 하고, 이를 재설계해야 한다. 사출 성형과 유사하게 부품을 생산하는 경우, 편익을 실현할 수 없을지 모른다. 제품을 다시 설계하고,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역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20 부품 조립 설비를 1개 또는 2개로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3D 프린터를 구입하지 않은 기업들은 쉐이프웨이스(Shapeways)와 스컬프테오(Sculpteo) 같은 서비스 공급업체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CAD 디자인을 사용하고,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감당할 수 없는 여러 기계 및 장치, 전문성을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줄 수 있는 회사들이다.
스트라타시스 등 일부 3D 프린터 제조업체는 생산 부품 제작을 포함, 클라우드 기반의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드는 아직 대량 생산에 3D 프린팅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계속해서 생산 부품 제조에 더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리는 “흥미로운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생산 부품의 경우, 기존 프로세스로는 소량 생산 및 애플리케이션에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잠재력이 있는 기술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일찍 접근해, 이들 회사가 자동차 산업의 요구에 맞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