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이 분명이 존재한다. 블록체인은 아직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메인스트림 기술이 아니다. 그러나 곧 변화가 발생할 수도
블록체인은 트랜젝션을 기록하는 공유 디지털 장부(원장)이다. 네트워크 참여자 간 각종 트랜젝션이 블록이라고 불리는 레코드(기록)로 남겨진다. 이 블록은 디지털 방식으로 서명, 진짜임을 보장하고(인증하고), 특정 시점의 트랜젝션 상태에 합의했다는 증거를 생성한다. CIO들이 블록체인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이유는 블록체인이 엔터프라이즈 전반에 걸쳐 확대 적용돼, ‘디지털 신뢰’라는 네트워크 효과를 제공할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공급사슬 네트워크의 모든 이해당사자들은 인증을 마친 레저의 사본을 받는다. 공급사슬에 영향을 주는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모든 이해당사자들은 디지털 레저에 기록된 이벤트가 실제 발생한 이벤트라는 점을 신뢰하고 확신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렇게 신뢰를 보장 시켜주는 디지털 기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0명의 응답자 중 소속 조직이 프로덕션 단계에서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약 34%였다. 또 41%는 소속 조직이 1년 이내에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IDC는 기업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지출이 올해 21억 달러, 2021년에는 97억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 조사 담당자들은 금융 서비스, 유통 서비스, 제조업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렇게 낙관적인 전망에 상반되는 보고서도 있다. 이와 관련, 포레스터 리서치는 지난 7월 기업 블록체인 파일롯 중 약 90%가 올해 중단 또는 축소되어 프로덕션 단계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여전히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에 자신의 비즈니스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탐구하거나, 적극적인 파일롯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몇몇 회사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블록체인으로 백오피스(업무 지원) 비용을 ‘절감’
170억 달러 규모의 프린터, 복사기, 기타 사무용 솔루션 제조업체인 리코(Ricoh)는 산하 공급사슬(공급망)과 리싱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데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이 회사의 크리스 라오 CIO에 따르면, 이는 비즈니스 현대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더 광범위한 디지털 변혁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 리코의 세일즈맨들이 주문을 접수시키면, 연결된 인게이지먼트 및 공급사슬 시스템에서 몇몇 작업이 트리거 된다. 예를 들어, 적하 목록이 생성되고, UPS로 복사기가 배송된다. 그리고 리코의 ERP시스템이 개입, 바이어(구매자)에게 인보이스(송장)를 발송한다.
이는 축약해 설명을 한 것이다. 실제 프로세스의 경우, 여러 다른 종류의 적하 목록이 생성되고, 몇 단계가 더 추가되어 있다.
리코는 오픈소스 하이퍼레저 패브릭 및 관련 생태계로 구성한 블록체인 기술로 전체 주문과 주문 처리, 결제 프로세스를 중앙화시키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이그레이션, 백오피스(지원) 비용을 절감하거나 없애고 싶어한다. 라오는 향후 5년 정도면 고객들이 더 효율적인 트랜젝션을 위해 하이퍼레저 사용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리코 같은 대기업의 블록체인 도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성능이다. 이에 리코는 하이퍼레저 패브릭 성능을 최적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이질적인 기술들로 인한 상호호환성 문제, 표준이 충돌하는 문제도 존재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이는 블록체인이 더 광범위하게 도입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고 있는 ‘걸림돌’이다. 딜로이트는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 즉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형 프로그램과 이니셔티브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라오는 “리코는 블록체인을 구현해 활용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이 기술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고객 니즈(필요 사항)를 해소하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기술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인권 보장에 블록체인을 활용
UN은 두 가지 중요한 블록체인 활용례를 탐구하고 있다. 올해 초,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CIO 심포지엄 패널에 참가한 아테파 리아지 디렉터는 신원 확인 및 검증, 공급사슬 신뢰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라지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이름과 생년월일 등 신원을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여성들의 수가 12억 명에 달한다. 이로 인해 쉽게 인신매매의 표적이 된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미성년 어린이들이 미성년자는 할 수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아동 노동 방지법에 힘을 실어주는 것에 더해, 미성년자 범죄자가 나이를 증명할 수 없어 성인으로 재판을 받아 처벌을 받는 사례를 줄이는 데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도 있다.
UN은 신원 확인에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각국 정부 당국이 더 쉽게 신원을 파악해 여성과 어린이를 표적으로 삼는 착취와 범죄를 근절시킬 계획이다.
라지는 또 UN이 전세계 곳곳으로 실어보내고 있는 의약품의 ‘출처’와 ‘경로’를 추적하는 데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법도 탐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픈 사람들이 자신의 질병에 맞는 적절한 의약품을 얻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라지는 “우리가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응용 분야)과 관련해 중요하게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공급사슬이다”라고 말했다.
라지는 블록체인을 CIO들 가능성을 탐구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파괴적인(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의 ‘파괴력’은 진짜이다. P2P 결제가 가능할 때 우버(Uber)가 필요할까? 직접 돈을 송금할 수 있는 데 은행이 필요할까? 이것이 미래이고. 지금 도착했다. 일부 회사나 업계가 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은 스스로를 혁신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금융 서비스를 위한 스마트 계약
부유층 고객들의 자신을 관리해주는 기업인 보스턴 프라이빗(Boston Private)의 CDO 겸 CIO인 프라사나 고파라크리슈난은 금융 거래를 더 효율적으로, 더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스마트 컨트랙트용 블록체인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 노드를 제어함으로써 증권사, 고객, 기타 이해당사자에 대한 권한을 규정 및 승인한다.
현재 대금 업자와 중개 업자가 처리하고 있는 ‘환전’은 프로세스가 아주 엄격하고, 종이 서류를 많이 활용한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지원하는 블록체인 앱은 신용한도 승인 등과 연결된 많은 종이 서류 추적과 관련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5월, MIT 슬론 경영대학원 CIO 심포지엄에 참석한 고파라크리슈난은 또 이를 통해 계약 관련 프로세스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서비스 분야에 도움을 주는 유즈 케이스이다. 또한 고파라크리슈난은 CIO들이 C급 경영진에 앞서 비즈니스 부서에 가치를 창출하는 실용적인 유즈 케이스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파라크리슈난은 “비즈니스 부문 파트너의 호응을 얻어야 한다. 해결하려 시도하는 비즈니스 문제를 규정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목표로 한 비즈니스 성과와 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생태계의 모든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하며, 가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로지스틱스(물류)에 블록체인을 활용
UPS(United Parcel Service)에는 블록체인 전담 팀이 있다. 이 회사의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및 혁신 담당 디렉터인 린다 위크랜드에 따르면, 공급사슬의 관리 연속성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팀이다.
위크랜드는 블록체인 기술이 통관 절차와 관련된 복잡한 미로 같은 수동 프로세스를 자동화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UPS가 전체 업무를 현대화하고, 지금보다 더 빨리 상품을 통관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더해, 블록체인으로 트랜젝션의 정확성을 높이고, 화물 컨테이너 등 물리적 자산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체 공급사슬이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이 기술의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다. 이에 UPS는 지난 11월 화물 운송 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블록체인 표준을 개발하고 있는 BiTA(Blockchain in Trucking Alliance)에 가입했다.
위크랜드에 따르면, 이런 표준은 UPS와 파트너들이 블록체인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는 데이터 공유가 어려운 실정이다. 위크랜드는 “BiTA와 함께 협력, 블록체인을 현재보다 더 유용하게 만드는 여러 표준들을 구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UPS는 블록체인을 계속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 로지스틱스 네트워크(Smart Logistics Network)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바라보고 있다. 스마트 로지스틱스 네트워크의 다른 요소로는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이 있다. 위크랜드의 상사인 후안 페레즈 CIO는 자신이 2016년 CIO로 승진한 후 구성한 조직인 ATG(Advanced Technology Group)를 통해 나머지 UPS 비즈니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위크랜드는 “페레즈는 우리에게 ‘저 끝에 가서 차이를 만들 기술을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식품 산업에 무르익은 ‘파괴적 혁신’이라는 열매
블록체인은 몇 가지 방식으로 금융 산업을 혁신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디지털 원장 기술은 그 애플리케이션(유즈 케이스)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좁아진 애플리케이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는 산업은 식품 산업이다.
월마트(Walmart), 스톱앤샵(Stop&Shop), 홀푸드(Whole Foods), 기타 전세계의 여러 슈퍼마켓 소매업체에 딸기, 블루베리, 라스베리, 블렉베리를 공급하고 있는 드리스콜(Driscoll)이 이에 대한 증거다.
드리스콜은 오염된 식품의 ‘출처’와 ‘경로’를 입증하기 위해 IBM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10여 식품 생산업체 중 하나이다. 이 회사의 톰 컬렌 CIO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식품 오염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과 책임 소재를 찾는 문제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특정 공급사슬 내 모든 데이터 포인트를 ‘연대기화(시간 순으로 기록)’ 할 수 있다. 식품의 유통 경로를 정확히 추적하고, 증거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컬렌은 “예를 들면, 우리는 과일의 정확한 원산지, 공급사슬에 유입된 후 경로와 이에 대한 증명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드리스콜은 현재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GPS 센서를 이용, 냉장 화물 컨테이너에 적재된 과일의 온도를 모니터링한다. 예를 들어, 멕시코의 트럭 운전사가 운전하는 트럭의 온도가 실수로 지나치게 높아져 과일이 지나치게 익어버린 경우, 드리스콜은 이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식품 매개 질병이 발생한 경우, 특정 작물 배치(화물 운송 단위) 추적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팔레트와 컨테이너의 바코드를 로그로 기록해서 과일을 특정한 시기와 장소에 수확된 과일로 추적해 낼 수 있다. 과일의 원산지를 아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컬렌은 “변경이 불가능한 레코드이다. 따라서 공급사슬을 추적하면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비롯, ‘유전적 표식(Genetic Marking)’에 도움을 주는 고급 분석, 머신러닝에 대해 드리스콜이 2018년에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이니셔티브의 ‘주춧돌’이라고 표현했다.
블록체인 투자에 대한 ‘헤징(Hedging)’
블록체인 기술은 TD 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 같은 금융서비스 회사에 많은 기회와 함께 많은 도전을 제시한다. 이 회사의 산카란 CIO는 하이퍼레저 기술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전담 팀을 발족시켜 운영하고 있다. 산카란은 블록체인이 며칠이 걸리던 자산 결제를 자동화를 통해 몇 분, 몇 초로 단축시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러 파트너 간 파일(자료) 공유도 훨씬 더 빠르고 깔끔해 질 전망이다. 그리고 종이에 기반을 둔 수동 프로세스가 줄어들 것이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첫 번째 ‘테스트’는 증권사와 TD 뱅크 관계사 간 송금을 실시간에 가깝게 처리하는 ‘시범 계획’이었다. 산카란은 “다른 금융기관과 협력할 때, 더 빨리 송금을 하고, 더 빨리 계좌를 만드는 방법을 테스트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타 고객 간 정보 공유, 통상 많은 서류가 요구되는 위임 투표, 신용카드의 소액 결제(마이크로 페이먼트) 대체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금융 결제(청산, 정리) 프로세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흥미로운 유즈 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산카란에 따르면, 시간과 거래 비용을 줄이는 데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이 온라인 증권사는 이더리움(Ethereum), R3 코르다(R3 Corda), JP 모건 쿼럼(JP Morgan’s Quorum) 같은 몇몇 하이퍼레저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산카란은 “블록체인은 유가 증권과 주식 매매 관련 권리 등을 관리하는 엔터프라이즈급 플랫폼이 될 것이다. 확대가 될 것이며, 그 성과도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하이퍼레저 기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투자에 대한 ‘헤징’도 해야 한다. 현재 하이퍼레저 기술 지형은 무법천지였던 ‘서부 개척 시대’를 닮았다. 리눅스 등 새로운 기술이 막 등장했던 초기와 같다. 산카란은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선택한다. 그러나 나중에 이런 플랫폼이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해, 결국은 버려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 TD 아메리트레이드의 목적에 부합하는 벤더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카란은 합병, 통합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벤더의 인수합병으로 큰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일정 시점이 되면 ‘말을 바꿔 타야 할 수도 있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카란은 “2018-2019년, 블록체인이 실험적 ‘유즈 케이스’를 벗어나 메인스트림 기술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와 다른 산업 모두에서 그렇다. 블록체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그런 기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수용은 선택 아니다
아직은 초기이지만, 블록체인을 무시하고 있는 CIO들은 디지털 파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고파라크리슈난은 “지금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뒤쳐지게 될 것이다. 지금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파괴적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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