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혁신을 도입하기에는 현재의 기업이 너무 크고 너무 구식이고 지나치게 프로세스 지향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다.
오늘날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애자일’(Agile)은 혁신과 속도를 상징한다. 그러나 이런 애자일 개발 방식을 한두 부서에만 적용하는 기업들이 많다. 애자일 방식을 확대시키기에는 조직이 너무 크고, 오래됐고, 프로세스 지향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마 소프트웨어(Jama Software)의 제품 및 마케팅 담당 제니퍼 자페 부사장은 이러한 생각이 틀렸다고 단언한다. 기업의 다른 부서에도 애자일 개발의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고, 애자일 방식을 확대해 전사적으로 이익이 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많은 기업들은 애자일 방식을 도입해 운영에 있어 투명성과 통찰력을 높이기 원하고 있다 또 1~2개의 소규모 개발 팀에 애자일 방식을 도입한 후, 그 성과를 전사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자페는 “애자일에 관한 불안감이 많다. ‘블랙 박스’ 형태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애자일 개발팀을 ‘무법자’ 팀으로 인식하고, 많은 의구심을 갖고 접근하는 관리자들이 많다. 이들 팀이 발전상을 보여주고, 애자일 방식이 프로젝트 목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를 수용하는 매니저와 비즈니스 리더들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단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애자일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고, 기업 전체가 이를 수용하고, IT 프로젝트에서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적합한 규모를 찾는다
자페는 “큰 오해가 하나 있다. 애자일이 문서나 프로세스와는 정반대의 방식이라는 생각이다. 많은 대기업들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사실 애자일은 프로세스나 문서화의 규모를 적합하게 조정해 기업의 민첩성을 높이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21년의 역사를 가진 디지털 자산 관리 솔루션 회사인 엑스텐시스(Extensis)의 토비 마틴 제품 개발 디렉터는 자신의 회사가 애자일 방식을 도입할 여력이 없다고 생각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18개월 전 전사적으로 변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마틴은 “우리 회사와 유사한 규모 및 역사를 가진 회사 중에는 ‘워터폴(Waterfall, 폭포수)’ 방식의 회사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더 민첩해지기 희망했다. 매년 5~6차례 이상 출시를 하고, 신제품의 시장화를 앞당기기 원했다. 이를 위한 최상의 방식은 워터폴 기획 단계에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워터폴 방식에서는 경영진의 누군가가 앞으로 2년 동안 추진해야 할 모든 사안들을 말해준다. 그러나 4개월 뒤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음을 발견하면 어떻게 될까? 이후 20개월 동안 발목을 붙잡히게 된다”라고 말했다.
작게 시작한다
엑스텐시스는 조직 전체가 빠르게 애자일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애자일 트레이너와 코치를 채용, 조직 변환에 필요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전사적으로 애자일을 수용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엑스텐시스는 이런 과정을 거쳐 1개 개발 팀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머지 2개 개발 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팀이 속도를 내고, 애자일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엑스텐시스 고유의 니즈에 한층 더 부합하는 방향으로 애자일을 실험 및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마틴은 “우리는 큰 변화를 추진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고, 코치와 트레이너가 제시하는 방향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애자일 사고방식, 프로세스, 도구, ‘언어’가 정착된 후, 개별 팀에 맞게 애자일을 조정할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는 애자일의 큰 장점이다. 애자일은 민첩한 조직을 만든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기업의 니즈에 맞게 탄력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조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분화한다
애자일 확대에 중요한 또 다른 부분은 개별 프로젝트가 더 큰 비즈니스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각 프로젝트를 애자일 팀이 활용할 ‘단기 목표’로 세분화하게 된다.
자페는 “기업의 재무, 비즈니스 목표와 팀의 일상 업무 사이에 상관관계를 규명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 연간 계획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를 하나씩 세분화한다. 예를 들어, 매출을 X만큼 향상시키는 계획을 수립한다. 간접비를 Y만큼 절감하는 계획을 수립한다. 또 호스팅 사용자를 2배 증가시키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제품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파악한다. 프로세스의 단계를 규명한다. 이 모두가 애자일 로드맵이 된다. 이를 마치면, 목표를 수립한 후 매 2주, 1개월, 1분기 별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페는 “애자일을 활용하면 더 큰 그림을 파악할 수 있다. 상류의 임원과 하류의 개발자가 동일한 프로세스와 목표를 추구한다. 각 부서의 계획이 큰 목표와 일치되는 것이다. 그러면 ‘매출을 X만큼 향상시킨다는 70단계로 구성된 계획에서 1단계를 마쳤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단 전사적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동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또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공동 아키텍처를 커뮤니케이션한다
자페는 “애자일 팀이 분산되어 있고,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협력 환경에 위치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부서와 협력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 개별 팀은 기술 방향을 실험하면서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더 큰 규모의 개발 환경과 기업 조직을 위해서는 애자일 팀이 아키텍처를 공유, 응집력과 호환성을 높여 모든 요소들이 통일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개발 팀의 업무가 고립되지 않도록 만들고, 다른 비즈니스 부서들이 애자일 방식을 도입해 기업의 더 큰 목표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지식을 더 많이 공유하고,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폴은 “제품 팀만을 위한 변환이 아니었다. 조직 전체를 위한 변환이었다. 임원부터 마케팅, 세일즈 부서 직원, 개발자까지 모두 한 배를 탔다. 지금은 큰 성과를 일궈냈지만, 그 과정에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변환에 약 18개월이 소요됐다. 기업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했던 첫 6~9개월이 가장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자페에 따르면, 변화가 시작된 즉시 가속도가 붙었다.
엑스텐시스의 아만다 폴 마케팅 부사장은 “갑자기 많은 모멘텀이 형성되면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출시와 출시를 거듭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우리는 몇 차례 출시 주기를 놀랄 만큼 앞당겼고, 팀에 변화를 가져올 방법을 찾았으며,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했고, 직면한 문제들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엑스텐시스의 마틴은 변환기 초기에 전사적으로 도전에 직면했었다며,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불확실성을 통제하게끔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사적으로 프로세스, 우선순위 책정, 개발, 산출에 있어 모든 부분이 바뀌었다.
마틴은 “처음에는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튀어나왔다. 우리는 하나의 문제를 고정적으로 다뤘다. 그러다 마케팅 부서에서 누군가 ‘그 문제가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라고 말하면, 그 문제를 추가시켰다. 미친 짓이었다. 그러나 좋은 방향으로 미친 짓이었다. 그러다 장기간 해결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이런 일이 일어났다. 그 결과는 정말 놀라왔다”라고 말했다.
엑스텐시스는 투명성과 통찰력을 유지하고, 공유 및 조직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JIRA Confluence 및 슬랙(Slack) 협업 플랫폼 등 많이 사용하는 애자일 툴을 이용하고 있다.
전 직원이 이들 툴에 로그인, 자신과 다른 사람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각 단계와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맞춤화가 쉬운 툴들이었기 때문에 기업 고유의 니즈에 맞게 솔루션을 조정했다.
엑스텐시스의 마틴은 “지라(JIRA)에는 필요 없는 툴이 많았다. 이를 없애 간접비를 절약했다. 우리는 이를 활용해 공동의 목표를 조율해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엑스텐시스의 아만다 폴 마케팅 부사장에 따르면, 고차원의 비즈니스 목표를 세분화하고, 중요 제품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명성과 정보를 확보한 것이 특히 놀라운 효과를 가져왔다.
폴은 “한 단계를 완료하면, 회사 전체가 이를 검토해 효과가 있었던 부분과 없었던 부분을 파악한다. 그리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발전시킨다. 임원들까지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부서들이 이면을 드러내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회사 직원들은 다른 부서 앞에서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과 성과를 보여주는데 큰 자부심을 가지며, 동기를 부여 받는다”라고 강조했다.
엑스텐시스는 지난 12개월 동안 애자일을 도입하면서 출시 횟수를 4~6회에서 9회로 증가시켰다. 또 2종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마틴에 따르면, 이런 변화를 통해 시장에 더 빨리 진출하고 대응할 수 있었다.
또 고객 사고 보고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장기화된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개발자들이 과거에는 해결할 수 없었던 그런 문제들이다.
마틴은 “장기간 지속된 문제들을 6주 동안 3단계로 나눠 처리했다. 그러자 서비스 요청이 60%가 감소했다. 60%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서비스 요청 보고 방식이 바뀌었는지, 다른 툴을 사용하게 됐는지 확인했을 정도이다. 물론 아니었다. 아주 빨리,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엑스텐시스 고객들의 제품 만족도도 높아졌다. 또 투자 대비 가치가 높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애자일을 통해 출시를 앞당기고, 버전 관리 횟수를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제품 보증과 관련해 회사가 지출하는 비용도 줄어들었다.
마틴은 “여기에 더해 인접 시장에 더 빨리 진출할 수 있었다. 모든 방향에서 창의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2년 동안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습니다. ‘빛을 보지 못할’ 다른 일을 할 이유가 있습니까?’라고 말하는 직원들이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더 많은 것, 더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다. 놀라운 변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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