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을 작성할 때 자신의 작성 스타일에 부합하는 제안이 자동 완성되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를테면 프레젠테이션에 이미지를 삽입하는 경우, 소프트웨어가 자르기와 레이아웃에 대해 제안을 하는 식이다. 중요한 메시지에 대한 답장을 잊어버린 경우, 받은 편지함 맨 위에 표시가 되면서 답장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구글 G 스위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기타 생산성 스위트에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능들이 점점 더 많이 추가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메일 답장이나 회의 일정 수립 같은 반복 작업을 자동화, 개인화하는 기능들이 대부분이다.
향후에는 AI가 구현된 오피스 소프트웨어들은 여러 다양한 플랫폼에서 프로젝트에 대해 협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더 나은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수집해 제공할 수도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에 따르면, 오피스 스위트에 AI를 도입하는 트렌드가 가까운 장래에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전망이다. 보고서는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2030년에는 AI의 빠른 발전과 도입에 따른 결과로 GDP가 14% 증가할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15조 7,000억 달러가 증가한다는 의미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AI로 강력해진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이 기술이 가져올 자동화와 개인화의 활용이 늘어나고, 그 결과로 이 기술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와 요구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오피스 스위트 개발사들 또한 이런 전반적인 혜택의 일부를 누리기 위해 자사 제품에 AI와 머신러닝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메일의 스마트 컴포즈 기능. 인사나 주소와 같은 요소를 자동으로 채워준다.
그러나 이런 기능들이 실제 유용할까? 가트너의 제프리 만 조사 담당 VP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처음에는 AI가 사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할 데이터가 많지 않다. 분석할 데이터 세트의 양이 아주 작다면, 좋은 제안이나 추천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 경과와 함께 데이터 세트가 증가해 좋은 제안이나 추천을 하게 된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AI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내 개인 자동차는 차량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잠긴다. 그런데 빌린 렌트카에 이런 기능이 없는 경우 큰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그렇지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AI 기반 기능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편의’를 제공받은 대가로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문제를 일으켰던 앞선 기술들과 비슷한 대가이다. 예를 들어, 개인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보관하면 아주 편리하다. 그러나 어떻게 사용자 이름과 암호를 알아낸 해커 등에게 이메일과 사진, 금융 관련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 애널리스트와 기술 분야 임원들은 AI의 편리성에 데이터 보안을 결부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째됐든 현재 우리는 모든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에 AI가 가져올 잠재력 가운데 극히 일부만 구현한 상태이다.
사무실에서도 가정처럼 활용되기 시작한 AI
아마 AI 기반 기능들 가운데 일부를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 클릭 한번으로 즉시 답장을 작성할 수 있는 지메일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 사용자의 문장 작성 특성에 따라 문장에 대해 제안을 하는 스마트 컴포즈 기능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기능 모두 사용자의 기존 메시지 및 응답 내용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구글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기업 사용자들은 이메일에 답장해야 한다고 알려주거나, 답장을 받지 못한 이메일을 추적할 수 있는 지메일 ‘넛지’ 기능을 월 160만 회 사용하고 있다.
가트너의 만은 “우리가 ‘일상 AI 기능’으로 부르는 몇몇 작은 강화된 기능들이 구글 G 스위트에 추가되고 있다. 회의 참가자의 수와 위치를 토대로 회의실을 찾을 수 있는 기능들을 예로 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글 독스 작업을 하는 경우, AI로 강화된 구글 문서용 퀵 액세스는 사용자가 구글 드라이브에서 사용한 파일과 문서의 내용을 토대로 관련이 있는 문서를 창으로 표시한다.
G 스위트의 클라우드 서치 기능은 함께 일을 하는 동료들이 기업의 업무 파일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머신러닝을 활용해 더 능률적으로 검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docs Dave sent last month(데이브가 지난 달 보낸 문서)”, “files by Thompson last week(톰슨이 지난 주 공유한 문서)” 등으로 검색을 할 수 있다.
지난 가을, 구글은 지능형 검색을 사용해 타사(써드파티) 문서를 검색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가까운 장래에 비즈니스 사용자들이 다루는 다양한 플랫폼에 AI가 구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은 “사소한 변화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통합되면 큰 차이가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는 여러 다른 업무에 소비한 시간을 보여줌으로써 업무 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365 사용자를 위해 파워포인트에 디자이너라는 이름의 기능으로 AI를 통합시켰다. 사용자가 추가한 사진, 차트, 표를 토대로 프레젠테이션의 레이아웃을 자동 제안하는 기능이다. 또 비즈니스용 원드라이브와 셰어포인트에 AI 기반의 오디오 및 비디오 기록 기능을 배포하고 있고, 디지털 비서인 코타나와 팀스, 기타 오피스 앱을 더 확실히 통합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오피스 365는 AI를 이용해 개인화된 검색 및 데이터 분석도 강화하고 있다. 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PI인 MS그래프와 AI가 검색을 향상시키고 있다. AI는 사용자의 과거 사용 양태, 관심 사항을 토대로 더 나은 결과를 제시한다. 엑셀에는 데이터에서 이례적인 패턴을 찾는 기능이 있다. 또 사용자의 온라인 작업(업무) 양태를 토대로 이례적인 작업(업무) 패턴을 찾아주는 마이애널리틱스 기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스위트는 조호 원(Zoho One)에는 지아(Zia)라는 이름의 AI 비서가 포함되어 있다. CRM 데이터베이스의 세일즈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사될 확률이 있는 거래를 예측하고, 향후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잠재적인 문제를 파악할 때 사용하는 챗봇의 일종이다. 현재 모든 조호 원 앱들로 확대가 되고 있는 이 AI 비서는 이메일을 추적하고, 고객 팔로우업에 대해 알려주는 기능 또한 지원한다.
사무실의 AI : 앞으로의 전망
애널리스트와 기술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까운 장래에 사용자들은 자신의 모든 필요 사항을 단 하나의 스위트로 해결하려 하는 대신, AI를 활용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여러 다양한 서비스에서 파일을 검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이런 방향으로 AI가 발전한다는 의미이다.
세일즈 강화 소프트웨어 벤더인 세이즈믹(Seismic)의 알 브샤라 데이터 및 분석 담당 VP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같은 회사들은 우리 일상과 기업에 아주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독자적으로 AI를 구현하기 아주 어렵다. 다른 플랫폼들은 이를 유리하게 이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벤더가 알고리즘 생성부터 혁신적으로 알고리즘을 사용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까지 모든 것을 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 이는 하나의 플랫폼에 사용자가 선호하는 플랫폼이 모두 통합된다는 의미도 된다”라고 말했다.
451 리서치의 크리스 마쉬 애널리스트 또한 미래에 생산성 스위트에 구현될 AI들은 여러 다양한 플랫폼에서 더 많은 사용자와 데이터를 단일 환경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마쉬는 최종적으로 업무 환경에 페이스북 같은 소셜 그래프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쉬는 “콘텐츠(내용) 주변에 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아웃룩에 특정 콘텐츠 수정 방법에 대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 대화가 있다고 가정하자. 박스와 드롭박스 또한 이 플랫폼에서 더 많이 워크플로를 생성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AI와 ML을 지능적으로 관련 대화를 파악, 인식, 분류하는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조호의 AI 세일즈 비서 지아. 과거 데이터에 기반해 세일즈 가능성을 예측한다.
IT 컨설팅 회사인 글로반트(Globant)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약 절반은 수집하는 많은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용도로 AI를 활용하고 싶어한다. 이와 관련해 브샤라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효과적인 AI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는 영업과 마케팅 팀 등 여러 팀의 이질적인 데이터 세트를 통합,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간과했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을 둔 새로운 캠페인이나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다. 또 다른 부서들을 위한 ‘통일성 구현 도구(Unifier)’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마케팅과 세일즈 부서가 동일한 매트릭스와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팀으로 더 효과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다.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부서, 고객 지원 및 세일즈 부서 등 어떤 두 팀이라도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 이렇게 할 수 있다. 동일한 AI 알고리즘 세트를 활용할 경우, 협업에 적용할 또 다른 새로운 방법 또한 찾을 수 있다.”
트레이트오프(대가)와 보안 우려사항
전문가들은 오피스 스위트에 AI 구현되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반복적인(중요할 수도 있는) 작업을 AI에 넘길 때 고려해야 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AI 기술 벤더인 다윈AI(DarwinAI)의 쉘돈 페르난데즈 CEO는 “워드 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가 과거 백오피스 작업을 크게 자동화시켰듯, AI로 강화한 소프트웨어는 여러 영역에서 생산성 향상을 촉발할 것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AI의 정교한 수준이 대상 사용자에게 초래할 영향, 이를 통한 자동화가 사용자의 일상 작업 관여 및 스킬 연마에 미치는 영향(정도)이 여기에 해당된다. 우리는 의사들부터 전투기 조종사까지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을 하는 사례들을 확인했었다. 생산성 영역에서도 이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451 리서치의 마쉬는 여러 벤더의 플랫폼에 저장된 기업 데이터를 단 하나의 AI 기반 허브로 통합할 경우 보안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단 하나의 환경에 (다른 벤더가 전혀 다른 환경으로 이동시킨 결과로)정보가 저장되어 있다면, 자신의 플랫폼 밖으로 나갈 때 정보를 추적하는 방법, 자신의 환경에 적용하고 있는 거버넌스 아래 이를 제공하는 방법 등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쉬에 따르면, 그가 이야기를 나눈 대부분의 고객들은 지금 당장은 AI와 관련된 우려사항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AI와 ML이 여러 플랫폼 간 데이터 이동 경로로 활용된다면, 데이터를 정확히 추적하는 것에 대한 보안과 관련된 우려 사항이 발생할 것이다.
G 스위트에 내장된 넛지 기능은 지네일 이용자의 8%로부터 매주 응답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용자 개인의 프라이버시 또한 근거가 있는 우려 사항이다. 페르난데즈는 “사용자의 선호도, 습관, 예상되는 워크플로 등 AI로부터 수집한 인사이트를 비밀로 유지하고, 상업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많은 사용자 약관이 기업이 사실상 제한 없이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 및 분석하는 데 사용자가 동의를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AI로 강화된 생산성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자신의 개인화 데이터가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위험에 대해 질문을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SaaS 및 클라우드 기술 공급업체인 시트릭스(Citrix)의 클라우드 및 가상화 IoT VP인 스티브 윌슨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앱의 데이터 수집, 공유, 재판매 관련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에 따라 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윌슨은 “최신 머신러닝 기능들은 모델 트레이닝과 모델의 실시간 프로세싱을 위해 수 많은 데이터에 액세스를 한다. AI 시스템은 사용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용자 환경을 인식하려 시도한다는 의미이다. 개인 데이터,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고 싶다면, 공유될 데이터의 종류를 승인할 때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승인 확인 상자 모두에 표시를 할 경우, 원하는 것 이상으로 정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페르난데즈에 따르면, 유럽의 GDPR과 캘리포니아의 소비자 프라이버시 법 같이 개인 데이터에 대한 우려 사항을 해소하려는 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AI 기반 앱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른다. 따라서 기업과 사용자는 이러한 앱이 데이터에 액세스하고, 이에 따라 동작을 하게 허용했을 때의 ‘보상’, 초래되는 ‘위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윌슨은 “아직은 감당할 수 없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개인과 기업 모두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즈는 또 경계해야 할 잠재적인 문제 한 가지를 추가로 언급했다. 인공지능의 의사결정이 편향될 수 있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최근 아마존에서는 HR 도구가 남성 구직자를 우선시하는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이 도구에게 이런 편향된 결정을 유도하는 역사적 데이터를 제공해 트레이닝한 결과이다.
그는 “편향된 데이터세트 때문에 AI에서 편향된 결과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AI 시스템의 품질은 트레이닝에 사용하는 데이터가 결정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