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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Hyung Gwang

최형광 칼럼 | 중국의 플랫폼은 무엇이 다른가?

뉴스
2024.07.224분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치사슬은 선형적 비즈니스를 구현한다. 생산된 제품은 외부 물류를 거치고 도매와 소매상을 거쳐 고객에게 소비된다. 전통적인 생산자 중심의 경제다. 반면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플랫폼(Two Side Market, 양면시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의 의도가 더 반영되는 모델이다.

한국 중국 일본과 대만의 제조업 
극동아시아의 4국인 한국, 대만, 일본, 중국은 전 세계의 핵심 제조를 담당하는 국가다. 4개국은 서로의 공급망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스마트폰, 첨단 가전, 해운 선박,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등 제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분업환경에서 두드러진 경제 특수를 누린 국가 중 하나다. 일상용품 또는 산업용 제품의 대량생산을 담당하는 중국은 첨단산업 영역으로 도약 중이다.

글로벌 분업이 무너지고 디리스킹(위험완화) 정책을 시도하는 시대가 열리며 제조업 기반의 반도국인 우리는 숨을 고르는 형국이다. 제조산업의 가치사슬을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커머스 기반의 소비재 산업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된다. 양면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제조업과 접목되어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과 플랫폼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제조산업과 14억 인구에 기반한 중국 내 소비시장은 경제 자생력을 갖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소비시장은 플랫폼에서 완성된다. 대량생산 제품은 플랫폼 기반에서 대량 소비로 연계된다. 전 세계 전자상거래 순위는 1위 아마존(미국), 2위 징둥닷컴(중국), 3위 알리바바(중국), 4위 핀둬둬(중국) 5위 쿠팡(한국)으로, 상위 3개의 회사가 중국에 기반한다.

중국의 전자상거레 플랫폼은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을 구분하여 운영한다. 내수용 플랫폼은 타오바오(TAOBAO), 1688 이 대표적이며 해외시장용 플랫폼으로는 알리바바(B2B), 알리익스프레스(B2C), 테무(Temu) 등이 있다. 알리와 테무 등의 플랫폼은 중국내의 대규모 생산과 소비, 유통에 대한 경험을 강점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그림1]과 같이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양면시장 서비스다. 공급자는 플랫폼에 입점하는 다수의 판매자, 서비스 제공자이며 소비자는 고객과 최종구매자로 이루어진다. 플랫폼은 두 양면시장의 참여자를 늘리고 서비스와 피드백을 조율하는 생태계 관리가 핵심이다. [그림1]에서 진화하는 플랫폼을 볼 수 있다. 

플랫폼의 참여자를 늘리는 방법은 구매자의 입점 비용, 백엔드 서비스(결제) 등의 서비스를 손쉽게 하거나, 소비자에게 쿠폰 제공 또는 회원제 서비스를 통해서 자물쇠(Lock-in)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구매나 서비스의 데이터를 근간으로 물류와 유통의 최적화를 구현하고 고개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여 여러 경쟁사 사이트를 접속(멀티호밍)하지 않는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수반한다.

제조업의 플랫폼 융합 – C2M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중국은 제조를 플랫폼에 직접 연결하거나, 플랫폼에서 제조를 담당하여 고객에 제공하는 방안[그림1]을 선보이고 있다. 그 선두 주자가 C2M 기반의 테무(Temu)다. 테무는 제조사와 디지털화를 진행하여 고객의 구매 이력, 고객의 니즈와 패턴을 파악하며 제조사에 내용을 전달하여 제품의 디자인, 성능, 유지보수와 고객의 불만을 반영하고 가격을 낮춘다. 

제조업의 전통적인 업스트림 서비스(후방산업, 원자재의 소싱과 생산 또는 시추)를 직접 담당하여 다운스트림(전방산업, 판매와 고객서비스)를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테무의 플랫폼은 전통적 제조산업의 선형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플랫폼에서 하나의 융복합 서비스로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 접목 모델은 세계의 공장으로 대부분의 제조업을 가진 중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보인다. (관련 칼럼 ‘초저가 시장의 탄생(feat 차이나 플랫폼)’)

테슬라의 모든 자동차는 온라인으로만 판매된다. 현대의 캐스퍼도 그렇다. 구매 시간이 절약되고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2023년 중국은 자동차 산업의 기술과 수출 선도국인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최대의 수출국이 되었다. 지금은 일상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중국 플랫폼에서 조만간 중국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이 제조업과 융합되고 있다.

핀테크, 플랫폼의 기간산업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구매를 위한 탐색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키지만, 상거래의 완성은 결제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상거래 플랫폼은 가장 먼저 핀테크를 접목한다. 온라인 결제로 시작하여 모바일 결제와 같은 간편 결제(페이)로 확장되며 소액 대출과 신용서비스로 연계된다. 확보된 고객의 거래와 구매 특성은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로 발전하며, 쌓이는 빅데이터는 AI와 접목되어 디지털 뱅킹의 원천을 만든다. 

페이팔, 중국의 알리페이, 텐페이, 위챗페이 그리고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SSG페이 등의 여러 결제 서비스는 플랫폼과 접목을 시도한다. [그림2]는 약 13개 영역의 플랫폼을 볼 수 있고, 각 플랫폼의 결제를 융합하여 융복합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 라이프의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산업 각 영역의 경계를 하나의 플랫폼 서비스로 융합 중이다.

플랫폼은 정보기술 산업이며 금융산업은 전통적 규제산업이다. 정보기술 기반의 핀테크는 새로운 영역으로 전통 금융산업과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전통산업과 신흥산업의 충돌과 이해 상충에 대한 정책의 조율로 시간이 소요되나 중국의 집중된 권위적인 정부는 빠른 정책을 선보인다. 또한 플랫폼 산업을 전통적 제조업과 같은 기간산업으로 분류한다. 플랫폼 융합서비스에 대한 업종 간 장벽을 없애고 새로운 서비스를 손쉽게 창출한다. 지금은 신시장과 규제에 대한 탄력적 정책과 접근이 중요할 수 있다.

* 최형광 교수(hk.choi@ssu.ac.kr)는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AI·SW융합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