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IT 리더들은 예산 전망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AI에 투자하고, 클라우드 지출을 줄이며 수동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계획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주식 시장의 변동성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CIO는 내년 한 해 동안 특수한 예산 압박에 직면할 전망이다.
경제 상황은 복잡하지만, 대다수의 IT 리더가 다음 회계 연도에 조직의 IT 예산이 적어도 완만하게나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은 IT 인재 확보와 소프트웨어 지출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레스터가 발표한 2025년 기술 경영진을 위한 예산 계획 가이드에 따르면 IT 의사 결정권자 10명 중 9명 이상이 내년에 예산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 예산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IT 리더 10명 중 4명은 IT 예산 증가가 5% 미만일 것이라고 봤으며, 5~10% 사이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도 거의 같았다.
일부 IT 리더(8%)의 경우 예산이 1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9%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소폭 감소할 전망이라고 답했다.
2025년 IT 지출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CIO들은 이런 예산 조정의 스펙트럼에 대응해 다양한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인재, 소프트웨어 지출이 주도
조사에 따르면 2025년 IT 예산의 약 35%를 차지하는 영역은 인건비였다. 포레스터는 IT 리더들이 비즈니스의 미래에 핵심이 될 기술과 AI에 대한 직원 교육에 추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IT 예산의 약 21%를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지출도 2027년까지 연평균 10.5%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전체 IT 지출은 2023년의 4%에서 약 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CIO가 소프트웨어에 더 지출하기 위해 다른 영역의 예산을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포레스터에 의하면 지난 7월에 3.3%로 예상된 2025년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 전망도 IT 예산의 상승폭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포레스터 가이드는 “IT 지출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기에 충분치 않으므로 투자할 곳, 철회할 곳, 실험할 곳을 신중하게 계획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가트너의 경우 올해 초에 2024년 전 세계 IT 지출이 8%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일부 투자 방식
서비스형 통합 플랫폼 기업 스냅로직의 CTO인 제레미아 스톤은 자사가 IT 예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도 기업들이 생성형 AI의 강력한 사용 사례를 찾기 시작한 만큼 지금이 투자하기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조직이 예산 부족, 팀 과부하, 리소스 부족으로 여러움을 겪고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전략적으로 투자할 때다. 스냅로직뿐만 아니라 많은 고객사가 작업자뿐만 아니라 팀과 프로세스 간에도 기존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톤은 고객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을 지원하는 스냅로직에서 내부적으로 AI를 도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스냅로직은 재무 부서의 월별 수익 예측을 계산하기 위해, 영업 부서의 REP 응답을 자동화하기 위해, 마케팅 부서의 웹사이트 콘텐츠 작성을 지원하기 위해 AI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HR팀에서는 직무 설명서를 다시 작성하는 데 AI를 사용할 계획이다.
스톤에 따르면 스냅로직의 2025년 IT 예산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그는 “투자 방향은 3가지로 요약된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을 위한 투자,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투자, 아니면 규모를 축소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 축소가 있다”라고 말했다.
스톤은 많은 조직이 오래된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기술 부채를 줄이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생성형 AI 도입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면서 IT 지출을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AI에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의 가능성이 금리나 글로벌 분쟁에 대한 우려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스냅로직은 생성형 AI의 초기 실험을 거쳐 이제 구체적인 투자 수익을 보기 시작했으며, ROI는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유도할 만큼 충분히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비용 절감은 한 걸음씩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길크리스트는 이번 가이드가 8월 초 글로벌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기 전에 발표됐지만, 일부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조직이 높은 금리로 인해 IT 업그레이드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출 예측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길크리스트는 “조직은 장기적인 혁신 프로젝트의 많은 부분을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게 될 전망이다. 큰 변혁보다는 단기 계획을 통해 전략적이고 점진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한 번에 모든 것을 진행하기보다 단계별로 진행하는 데 더 중점을 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레스터는 예산이 소폭 증가하거나 제자리걸음일 것이라는 IT 리더의 예상을 감안해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 전에 데이터를 정리하고 안전 장치를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예산이 빠듯한 CIO라면 조직 내 클라우드 스프롤을 파악해 불필요하고 중복된 서비스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 뿐만 아니라 VMware 라이선스 및 계약처럼 최근 큰 폭의 가격 인상과 함께 수동 프로세스를 과도하게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길크리스트는 최근 몇 년간 많은 조직이 클라우드 도입을 서두르면서도 클라우드 전략을 완전히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클라우드 스프롤이 일반적이라고 언급하면서, AI를 서둘러 도입할 때도 같은 시나리오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연스러운 흐름은 클라우드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지, 클라우드를 구현한 후에 반드시 채택하는 것은 아니다. 애저(Azure)를 구현하는 것과 구현한 내용을 중심으로 조직을 실제로 정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시도해 보고 실험해 봐야 한다’는 식의 접근 방식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IT 지출에 대한 여러 견해
2025년에 IT 예산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일부 IT 리더는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목표에 맞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서비스, CRM 및 기타 IT 기능을 위한 SaaS 서비스 업체인 프레시웍스(Freshworks)의 CIO인 아슈윈 발랄은 회사의 IT 예산이 자동화와 AI를 중심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늘날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배려, 기능, 문제 해결 속도를 제공하면서 정신없을 만큼 바쁜 업무와 복잡성을 줄여주는 도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부분의 IT팀, 더 넓게는 모든 직원이 업무량과 성장, 더 높은 품질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로 인해 과중한 업무 부담을 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IT 지출 스펙트럼에는 몇몇 예외도 있다. 그중 정신 건강 지원 앱 개발사인 카운슬러의 COO 타일러 피셔는 내년에 IT 예산이 최대 25%까지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9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더 넓은 시장의 ‘변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규모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
피셔는 “아직 비즈니스 백엔드에 큰 부담을 주는 수준의 개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있으며, 각 고객 조직과 개별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프론트엔드에서도 확신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경제가 어려울 때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진다”라면서 정신 건강 서비스 앱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출 스펙트럼의 반대쪽 끝에 있는 기업도 있다. 회의실 기술 전문 기업인 바코 클릭쉐어(Barco ClickShare)가 그 예다. 글로벌 전략적 제휴 책임자인 다니엘 루트는 회사의 IT 예산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더 나은 하이브리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위한 글로벌 회의 공간 업그레이드 같은 단기 IT 이니셔티브를 계획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루트는 “바코의 전략은 이미 계획된 예산의 할당과 함께 점진적인 개선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비용 절감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직원들의 시간을 상당히 절약해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IT 예산을 계획할 때 미국 경제 둔화, 다가오는 선거, 중동의 긴장, 전력 비용 등 여러 가지 외부 글로벌 요인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만, 불확실한 시기에는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고 필요한 투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 바코의 고객들도 비슷한 우려 사항을 공유하고 있다. 기업들은 주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혼란을 경계하면서 신중하게 지출하는 전 세계적인 추세를 관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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