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브코리아(Vertiv)가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할 전략과 함께 통합형 AI 인프라 플랫폼 ‘버티브 360AI’를 공개했다.

이날 환영사에서 이태순 버티브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는 “AI로 인해 데이터센터 시장의 패러다임, 즉 컨설팅부터 설계, 구축, 운영 방법에 이르는 전 영역이 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이사는 과거 버티브의 데이터센터, 통신, 산업 부문 매출이 각각 균등한 비율이었지만, 이제는 전체 매출의 80%가 데이터센터에서 나올 정도로 시장 구조가 AI에 맞춰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데이터센터 내부 설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면서, “불과 3년 만에 데이터센터 랙 밀도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같은 공간에서 10배 많은 전력과 열을 처리할 수 있는 공조 설비가 필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버티브코리아에 합류한 이태순 신임 대표이사는 데이터센터 및 핵심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약 30년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로, 버티브의 전신인 에머슨 네트워크 파워(Emerson Network Power)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시장 확대와 고객 신뢰 구축에 기여한 바 있다.
발표에 나선 유기태 버티브코리아 상무는 “랙 밀도가 75킬로와트(kW)를 넘어서는 고밀도 랙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라며, 과거에는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됐던 수랭식(Liquid Cooling)과 직접 칩 냉각(Direct-to-Chip) 방식이 빠르게 도입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데이터센터 시장은 공랭식에서 수랭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경향을 보이지만, 수랭식으로 전환은 불가피하다. 이미 직접 칩 냉각 방식을 수용하기 위해 스마트 밸브나 누수 감지 센서가 포함된 새로운 형태의 인클로저가 도입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는 냉각 성능 외에도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전력 사용량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던 기존 데이터센터와는 달리, AI 워크로드는 사용자 요청이 몰리는 순간 전력 부하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전원 공급 장치와 냉각 설비가 긴밀히 연동돼야 하며, 수랭식 도입이 본격화되면 배관과 인클로저 설계, 무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버티브는 IT와 설비 영역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개별 설비가 아니라 통합적 관점에서의 설계와 운영이 사실상 필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랭식 솔루션 적용 예시를 설명하는 버티브코리아 유기태 상무(왼쪽), 이태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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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브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종합 솔루션인 ‘버티브 360AI’를 출시했다. 이는 전력, 냉각, 인클로저, 관리 소프트웨어, 라이프사이클 서비스를 모두 통합한 솔루션으로, 데이터센터 설계 단계부터 운영과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기존에는 각 부서별로 독립적으로 다뤄지던 영역을 하나의 프레임워크 안에 묶어 제공함으로써, 빠르게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360AI는 단순히 장비를 조합하는 차원이 아니라, 고밀도 환경에서 필요한 전력과 냉각, 운영을 모두 고려한 레디메이드 통합 솔루션”이라며 “구축 기간을 줄이고, 다양한 밀도와 환경 요구에 맞춰 유연하게 데이터센터를 설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버티브는 최근 적극적인 인수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고밀도 AI 서버를 수용할 수 있도록 랙 제조업체를 인수했으며, 전력과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인프라 기업을 인수해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요구 사항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Nvidia)와 차세대 GPU 서버 플랫폼인 GB200·GB300 시리즈에 맞춘 전력 및 냉각 인프라 청사진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인텔 하바나랩스(Habana Labs)와는 직접 칩 냉각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버티브는 향후 병원, 금융, 공공기관 등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국내 서비스 거점을 강화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컨설팅, 설계, 구축, 유지보수를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내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넓히고, 현지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라며, “단순한 장비 공급업체가 아니라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으로서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전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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